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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28 (부동산) 루이비통과 아파트 1

최근 카페정모 세미나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요즘 회사 내 젊은 친구들은 꼭 내 집 마련을 해야 하냐, 전세나 임대 또는 시프트 살면서 여유 있는 삶을 살겠다고 말을 하는데 집을 구입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렇게 젊은 층의 주택구입의향이 줄어들면 결국 매수세감소로 연결되어 집값의 대세하락을 부추키지는 않을까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오르지도 않을 집을 대출받아가면서 무리해서 내 집 마련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데 물론 틀린 말은 아니며 주변에 이런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집을 투자목적과 더불어 잠만 자는 의식주(衣食住)의 주() 개념으로만 접근하면 현재 침체된 부동산시장 분위기에서는 집을 사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얼마 전 클립 하나에 20만원이 넘는 명품이 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보통 종이를 고정하는 클립이 아무리 비싸도 몇 십원인데 은으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클립 하나에 20만원 이라고 하니 할말이 없습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지만 '프라다'라는 명품이 가지는 가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런 명품클립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Louis Vuitton, GUCCI, Burburry, PRADA, ETRO, Fendi, MCM, Coach 등 모두 명품브랜드인데 요즘 명품가방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습니다. 적게는 몇 십 만원에서 많게는 몇 백 만원이 넘는 핸드백인데 지하철 타서 한번 둘러보면 여자분들 어깨에 하나씩은 메고 있지요. 가방의 용도는 필요한 물건들을 넣고 다니기 편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런 용도만 따지면 굳이 몇 십 만원, 몇 백만 원짜리 명품가방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고 몇 만원 가방이나 비닐가방이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모두 명품가방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건을 가지고 다니기 위한 용도 이외에 그만한 다른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허영과 사치로 얼룩진 우리시대의 슬픈 자화상일 수 있지만 대부분 여자분들이 하나 이상씩 가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모든 여자들이 허영과 사치에 빠져 있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일부 명품쇼핑중독에 빠진 분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 자신이고, 어머니고, 부인이고, 자녀들입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단순 물건만 넣는 가방의 기능 외 사회적 지위와 품격, 가치를 누릴 만한 여유와 능력이 된 것인데 최근 인스턴트 커피에서 고급커피로 수요층이 이동된 커피시장도 동일한 현상입니다.

 

집을 잠만 자는 거주목적이나 집을 사서 오르면 파는 투자목적으로만 접근한다면 지금 침체되어 있는 부동산시장 분위기에서 굳이 매수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집은 잠만 자고, 오르면 파는 목적 이외 사회적 지위, 공동체 커뮤니티, 교육, 거주편의성 등 삶의 모든 요소를 포함하는 종합선물세트 입니다. 아침에 나가서 밤에 들어오는 돈 벌어주는 하숙생인 남자보다는 여자들한테 더 밀접하고 더 많은 영향을 주는 여자의,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것이 집입니다. 서두에 말했듯이 왜 오르지도 않고 잠만 자는 집에 그렇게 목숨을 걸어야 하나, 난 자유롭게 살고 싶다라고 이야기하는 많은 분들은 아마 미혼남자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카페 정모 세미나에서 질문을 받았을 때 다른 분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결혼해서 이사 2번만 다녀봐라, 그러고도 계속 내 집 마련 하지 않고 살겠다는 이야기가 쉽게 나오냐고. 그렇습니다. 결혼을 하는 순간 주도권은 여자한테 넘어갑니다. 부인하고 싶지만 부인할 수 없는 여성상위 시대가 도래되었습니다. 요즘 마트 가면 남자분들이 아이들 안고 뒤 쫓아가고 여자분들은 가볍고 장보고 다닙니다. 명절날 여자분들이 받는 스트레스 크지만 요즘 명절 전, 명절 후 남편분들은 부인 눈치 보느라 정신 없습니다. TV 부부 프로그램 보면 대부분 남편분들의 의견이 마무라 무섭다, 마누라 한 소리하면 꼼짝 못한다, 뭐 이런 내용인데 모두는 아니지만 요즘 많은 가정에서 여자분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이미 주도권은 넘어갔습니다.

 

집이 없으면 장가가기도 어렵고, 전세나 월세로 신혼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2년에 한번씩 전세금 인상해주거나 이사하면서 두 번 째 사이클이 되면 내 집 마련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됩니다. 특히 배우자분들의 압력이 점점 커지게 됩니다. 혹시라도 배우자분이 내 집 마련 필요 없다라는 의견에 동조해 준다면 그분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전세 살아보거나 사시는 분들은 이해하겠지만 집주인이 별 생각 없이 한 이야기도 상처가 되고 기가 죽습니다. 아파트 주민을 만나더라도 전세 살면 이상하게 눈치 보이고 기가 죽고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전세기간이 2년인데 처음 1년은 그나마 마음 편하지만 전세만기가 1년 남은 시점이 되면 1년이 남았음에도 이번에는 집주인이 얼마나 인상요구를 할까, 이사를 가야 할까, 차라리 내 집 마련을 해볼까 1년 전부터 신경 쓰이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옵니다.

 

특히 자녀가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 학군과 더불어 전학 때문에 쉽게 이사가기도 어려워집니다. 집은 단순 잠만 자고 오르면 파는 투자목적의 부동산이 아니라 내 가족의 행복과 안정의 기본이 되는 삶의 종합세트인 것입니다. 집을 단순 잠만 자는 용도로만 생각한다면 명품가방은 필요 없고 물건 넣는 비닐가방 하나만 들고 다니면 됩니다. 하지만 우리사회가 이미 단순한 기본용도 이상의 가치와 수준을 요구하는 수준과 단계가 되었습니다. 집도 아파트면 되는 것이 아니고, 지역도 중요하고, 학군도 중요하고, 주민커뮤니티도 중요하고, 교통도 중요하고, 브랜드도 중요하고, 단지 내 시설도 중요하게 된 것입니다. 일부에서 이제는 더 이상 젊은 층이 집을 살 이유가 없어졌다고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는데 결혼하고, 자녀 낳고 살아보면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주택구입압력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행히 부동산시장이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전세금인상과 이사가 머리를 아프게 하지만 혹시라도 집값이 상승하게 되면 벌어지는 빈부격차, 나만 뒤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내 집 마련을 했어야 하는 후회, 지금이라도 따라가야 하나 조급증이 내 머리를 뒤흔들게 됩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부동산시장의 전망이 엇갈리지만 공급부족과 전세가상승은 공통적으로 우려하고 있는 점이며 침체가 지속되면 전세문제, 회복이 되어 상승하게 되면 매매문제가 서민들을 어렵게 할 것입니다. 과하면 부족한 만 못하지만 능력이 되는 범위 내에서 사회적 수준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원문 : http://wealth.moneta.co.kr/column/columnDetail.jsp?selField=1&fieldValue=&expertID=&content_cd=ST&colFlag=JT02&page=1&rgst_dt=&expert_id=&appr_dt=Y&kwd=&seqNo=2210

Posted by 정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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